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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캐나다 생활 : 취준생으로 산다는 것
    체류/캐나다 정착기 2020. 3. 2.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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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네이버블로그를 쓰다 티스토리를 쓰니 사진 편집기능이 없어 아주 불편합니다. 그래서 네이버 블로그를 할 때보다, 블로그를 꾸준히 안하게 되는 것 같아요. 이제 겨우 모바일과 PC 연동기능이 생겼는데...(중략)

    1. 6개월만의 첫 회신

     수업 중, 전화가 한통 걸려옵니다. 스팸인가? 일단 나가서 전화를 받아봅니다. 

     "안녕, 제이를 찾고 있다." "내가 제이인데..? 무슨일이야?" 

     "오, 안녕. 여긴 페트로나스 캐나다고, 너가 이번에 지원한 인턴포지션이 두개인데, 정확히 어떤 직무에 지원하고 싶은거야?" (취업시즌 스캠이 많다고 해서 경계를 늦추지 않았습니다.) "나? 드릴링...? 포지션??" 

     그리고 간단히 경력사항을 묻고 끊어버립니다. 뭐지? 잠시 멍 했던 저는 다시 통화 목록을 봤어요.

    2분간의 상당히 짧은 통화. 문득 불길함이 스쳐지나가는 군요.

    설마 이것이 말로만 듣던 '폰 스크리닝(Phone screening)인가?' 하는 생각이들어, 전화에 뜬 이름을 링크드인에 다급히 입력해봤습니다.

     아, 기회를 놓쳤구나 싶었습니다. 실제로 페트로나스 채용담당자였고, HR 경력이 어마어마 하니까요. 아마 저의 준비되지 않은 답변이 2분이란 시간만으로 탈락자로 만들기에 충분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3주 뒤..

    부재 중 전화가 한통 화있습니다. 이번엔 개인 번호가 아니라 이름이 다른게 떳네요. 30분 뒤 다시 연락했더니..

     "안녕, 여기 페트로나스야. 너 인턴 포지션 떨어졌다고 전화한거였어."

    아. 참 친절하기도 하셔라. 

    2. 두 번째 기회

     참, 제가 다니는 학과는 코옵을 반드시 채워야 졸업이 가능합니다. 그래서 죽자사자 인턴이나 코옵 포지션을 구하는데, 구해질리가 없죠. 정말 소수의 학생만 제대로 된 포지션을 구합니다. 아니면 현장에서 일하는 거죠. 저도 현장에서 일하는 걸 당연히 고려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반드시 해야하는 상황) 

     그런데 2월 4일 또 한 통의 전화. 이번엔 정말 스팸처럼 발신자가 이상하게 왔어요.

     이번 연락은 정말 영어가 빨라서 알아듣지도 못했고, 어느 회산지도 못 알아들었어요.

     메일로 보내준다고 해서 그냥 "오케이!"라고 외쳤습니다.

     이야, 대기업 서류 통과. 면접이 잡혔네요. 그것도 바로 이틀뒤에 말이죠! 면접 준비는 꼬박 하루를 할 수 있네요. 부랴부랴 면접 질문과 답변을 작성하고 연습을 했는데 될 턱이 없었습니다. 중요한건 저 포지션부터 Process engineer 포지션인데, 저는 공정관련해서 경험이 전혀 없었거든요. 인턴이니 당연히 경험이 없어도 되겠지만, 용어를 못알아들을까 두려웠습니다. 일단 자신감으로 향했어요. 

    3. 면접

     너무 떨려서 40분이나 일찍 도착했습니다. 그런데 건물에 도착해서 기다리고 있으니 떨림은 빨리 가라앉더군요. 여긴 한국처럼 압박면접은 아니고, 인사 담당자가 직접 나와서 스몰톡 하면서 커피도 타줬어요. 그렇게 커피를 들고 따라 들어가니, 팀 리더와 인사하고 쓸데없는 이야기를 하다가...(전 이게 면접의 시작인 줄 알았습니다.) 갑자기. 

     "그럼 이제 우리 면접을 시작할까?" 라고 하더군요. 아차 싶었습니다. 면접 자체는 한국이랑 비슷해요.

    •  - 간략한 자기소개
    •  - 이력서에 있는 경력 소개
    •  - 장점, 단점, 상사와 트러블 생겼을 때, 팀워크 일화 등등...

    면접 질문종이를 앞에 두고 면접을 봤어요.

    분위기는 상당히 좋아서 '이거 마치 내가 뽑히겠는걸?' 같은 착각을 만들정도로 화목합니다. 

    광탈은 빛의 속도로 메일 옴

     하지만 가차없이 위와 같은 메일이 와버렸죠. 여기서 실패요인을 깨닫는데 오래걸리지 않았어요. 제가 경력직이다 보니 제가 뭘 했고, 얼마나 잘 했고, 내가 이렇게 대단한 사람이니 뽑아라! 라고만 말했어요. 이건 치명적인 실수죠.

     신입의 마음으로 돌아가서, 난 이걸했고 이걸 이 회사에 어떻게 적용하고 기여하겠다! 라고 해야하는데 말이죠. 참...그렇게 취준생 때 취업스터디에서 많이 했는데...이게 한 순간 내가 자만하고 있었구나 반성하게 됩니다.

     

    4. 현장 JOB

    저의 구직활동 상한선은 2월 까지였습니다. 5월에 일을 시작하지 않으면 졸업하기 힘들고 비자 문제도 있죠. 사실상 나머지 기업들은 다 탈락된 것입니다. 5월 인턴쉽을 지원했으니, 지금 연락이 없으면 탈락이죠. 그래서 저는 현장잡을 하러 갑니다. 현장잡이 나쁜게 아니라, 위치가 멀어서 뚜벅이인 저는 참으로 힘든 직업이 될 것 같습니다. 4~8개월만 하면 졸업 요건이 갖추어 지니 이걸 빨리 끝내고 PGWP를 받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야 할 것 같아요.

     현장은 관련 자격증만 있으면 무난히 들어갈 수 있습니다. 특별한 경력이나 학력을 요구하지도 않구요. 2주 뒤 4일간 교육을 받으러 갑니다. 

    캐나다 취업시장 얼어 붙었지만, 그래도 사람은 계속 뽑고 있고 일자리는 있으니 희망을 가지면 될 것 같아요. 제일 암울한 저의 학과(석유공학)도 이렇게 1~2명씩 뽑는 데, 다른 학과는 더 전망이 밝다고 생각합니다. 

     오늘의 교훈은 기회는 언제 올지 모르니 항상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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