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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사들의 미팅 | 캐나다 박사들의 취미생활
    체류/업무 일기 2022. 11. 16.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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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자인 미팅

    회사에서 엔지니어 타이틀을 단 사람 중에 학사는 손에 꼽는다. 나도 그 중 한 명인데, 놀랍게도 대부분의 엔지니어 포지션의 사람들이 박사로 구성되어있다. 거의 5:5 비율의 박사와 석사 비율인 것 같다. 프로젝트 컨트롤러, 코디네이터, 다큐먼트 컨트롤러, 플래너 등을 제외하면 거의 석, 박사의 축제다.

    오늘 어쩌다가 디자인 미팅에 참여하게 되었는데, 벤더에서도 박사급의 사람들만 참여하다 보니 내용이 무슨 말인지 하나도 이해가 가지 않았다. 분명히 뜯어보면 단순한 이야기일 텐데, 마치 전문의들이 전문의학용어로 대화하는데 중간에 서 있는 느낌이었다.

     많은 공식 (물론 코드에 기반했겠지만)들이 오가고, 그 공식을 이해하고 바로 답변하는 사람들을 보니 역시 박사는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다. 미팅이 30분즈음 지날 때 즘 나는 다른 짓을 하고 있었다. 미팅이 끝나고 그나마 친한 사람에게 대충 미팅의 내용을 요약해서 들었다. 박사는 다 저렇게 공식을 외우고 다니냐는 질문에 갑자기 자기 자랑을 하는데..

     갑자기 구글 Scholar 를 켜더니...

     

    자기 이름을 타이핑하고, 논문 페이지를 보여줬다. 대학 논문은 물론, 졸업 후 줄곳 써온 논문을 보여주며 뿌듯해 하고 있었다. 특히 인용 횟수를 보여주면서 뿌듯함을 숨기지 못하는 입고리였다.

    “난 주말에 취미로 논문 써. 그래서 공식을 까먹을 수 없지.”

    ????

    뭔 개소린가 싶었다. 혹시 아직도 박사 과정에 있어서 논문을 쓰는거냐고 물었다.

    “아니, 그냥 취미야. 졸업은 오래전에 했지.”

    그리고는 주말  스케줄을 읖기 시작했다. 알버타에 있는 캘거리 대학의 포스트 닥터 과정의 친구와 통화하기. 다른 회사에 근무중인 엔지니어 친구와 만나서 원자력 관련 이야기하기. 교수님께 안부인사 드리기 등등..... 

    가족과 시간을 보내지 않냐는 질문에 저녁에는 항상 가족과 한다는 말로 답했다. 정말 공부가 재미있는건가 싶었다.

    내가 '너 미친놈이지?'라는 눈빛으로 계속 바라보자...

    “그냥 취미로 올리는 거야. 지식을 유지하는 거지.”

    휴...도대체 왜 그렇게 하는 거야? 누가 너의 논문을 인용하면 돈 받니?

    “아니, 재미있어.”

     

    재미…? 이상한건가 대단한건가 모르겠다

     

    프로필을 확인해보니 실제로 2010년에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직장생활을 하면서 2015년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논문을 쓰고 있었다. 누군가 자기 논문을 인용할 때마다 희열을 느낀다고 한다. 어떠한 금전적 보상도 받지 않는데 왜 이런 걸 하는지 이해가 안 갔고, 얘만 그런 게 아닌가 싶어서, 부서에 다른 박사들 이름도 쳐봤는데

     

    없었다.

    얘만 그런 거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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