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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만남이 있으니 헤어짐이 있다 | 업무 6개월 차 | 원자력발전소
    체류/업무 일기 2022. 6. 8.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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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둥바둥 벌써 5개월이 지나갔습니다. 아직도 뭐가 뭔지 모르고, 미팅에 들어가면 영어도 안들리는데... 우리 중 최고 고참인 (2년 8개월 근무 ㅋㅋㅋ) 사람이 퇴사를 했습니다. 여기는 1년만 지나면 시니어 소리를 듣습니다. 너무 퇴사가 잦기 때문인데요. 돈도 많이 주는데 왜 퇴사?

    이유는 간단합니다. 오너 사이트에서 일을 하고 경력을 쌓은 뒤, 벤더로 고임금을 받고 도시로 옮겨 갑니다. 여기는 오지인데다, 가족과 떨어져 사는 주말 부부가 많습니다. 그러다보니 3년을 채 못버티고 퇴사하기 쉽상이죠. 

    그런데, 토론토 GTA에서 대기업 1차 벤더에서 고임금을 줄 테니, 프로젝트를 맡아달라고 하면 너도나도 나가곤 합니다. 그렇게 나간 사람이 벌써 수명이죠. (저도 이러고 싶네요)

    시골에서 산다는 것은 저만 힘든게 아니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힘들어 하고 있고, 인프라가 워낙 안좋은 탓에 (특히 애들이 있는 집의 경우), 최소한 GTA 외곽을 선호하는데, 출퇴근이 왕복 4~5시간이니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결국, 룸 렌트를 하게 되고 주말에만 집에가는 생활을 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아에 체념하고, 여기로 가족이 이사해 사는 가족도 적잖게 있습니다만, 결국 아이들이 중고등학생이 되면 나가는 사람도 많고, 다시 주말부부로 돌아가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래서 하우스렌트나 아파트 렌트보다 룸렌트가 훨씬 활성화 되어있고, 방 값도 주 단위로 지불하는 곳이 많습니다. 저도 지내보니 아이들 키우기에는 정말 힘든 곳 같습니다. 데이케어가 오롯이 3곳 뿐이고, 웨이팅은 1년이 넘으니 말입니다. 또한, 시골이다 보니 커뮤니티가 매우 작습니다. 거의 모든 동네사람들이 다 아는 분위기고...저희는 저희끼리만 으샤으샤 뭉쳐서 다녔는데, 알고보니 주변 이웃들이 저희 가족을 다 알고 있더라구요... (소름)

    각설하고...

    뭔가 섭섭했습니다. 그나마 배울게 많았던 사람이고 알려주는 방식이 좋았는데, 갑자기 떠나다니 말이죠. 마지막 떠나는 길에 저에게 자물쇠를 주고 갔습니다. 자물쇠는 원자로 안에 들어갈 때, Safety lock 으로 사용하는 것인데, 제가 원자로 안에 있으니 다른 장비를 작동시키지 못하게 잠그는 것입니다. 

     "너 이거 필요할거야" 

    "고마워, 이제 너 없어서 어떻게 일하냐? 두렵다. 어떻게 문제들을 풀어나가야할지.."

    "제이,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 이제 더 큰 짐을 짊어질 때가 되었잖아?"

    "아직 그러고 싶지 않은데.."

    "주변 사람들이 도와줄거야 넘 걱정하지말고"

    이렇게 작별인사를 했습니다.

     

    아무렇지 않게 흘러가는 사무실. 너무나 이별에 익숙해보이는 이 공간.

    그리고 매니저의 호출

    "이제 이 미팅은 너가 리드하고, ASME 코드 스터디 시작해야할거야. 앞으로 나올 문제 다루려면. ^^"

    음...? 후... 살아남을 수 있을지 걱정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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