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에서 지낸지 5년차, 해외 여행시에도 가장 적응이 안됐던 것이 택스 별도로 물건 가격을 계산하는 것과 팁문화 였습니다. 특히 팁 문화는 서비스 만족도에 따라 범위로 주어지기 때문에 완벽한 수치로 얼마를 줘야겠다고 정하기도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캐나다 정착 초반에는 외식을 거의 하지 않았고, 꼭 바깥 음식이 먹고 싶을 땐 테이크 아웃을 했어요. 더군다나 요즘에는 팁플레이션까지 생겨서 팁에 대한 흉흉한 이야기도 많은데요. 오늘은 팁으로 얼마를 줘야할지 적어봤습니다.
캐나다 팁 문화 이해
캐나다에서 레스토랑, 바, 카페 및 직접적으로 서비스를 받는 산업에서 팁은 관례이며 예의로 알려져 있습니다. 서비스 직군의 근로자는 팁을 기대하며 일하기 때문에 임금 상승에도 제한이 있다고 알고 있는데요. 그렇기 때문에 팁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레스토랑
레스토랑에 가면 반드시 팁을 줘야하는 걸로 알고 있지만, 강요사항은 아닙니다. 레스토랑에서도 서비스가 만족스럽지 못했다면 팁을 내지 않아도 됩니다. 보통은 서비스가 만족스럽지 못해도 10%는 낸다고 하지만,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하지 않고 있습니다. 요즘 캐나다 젊은 새대는 100불이 넘어가면 %로 내지 않고 단일 금액으로 $15불 정도로 낸다고 합니다. 1인당 소비가 50불 이하일 경우 15% 정도 내고 20%를 내는 사람은 주변에 아무도 없는 것 같아요. 심지어 연봉이 30만불 (약 3억)이 되는 사람도 20%는 낸적이 없다고 하니 15~20%는 미국의 부유층에서 온 기준이 아닌가 싶습니다.
캐나다에서 팁을 강요
인종 차별 같이 보일 수 있지만, 최근 경험한 노팁에 관한 이야기를 적어볼까 합니다. 아시아 식당이었습니다. 담당 서버가 저희 테이블에 온 횟수는 단 1회 였고, 총 5회 서빙 중 4회는 주방도우미와 다른 서버가 담당했습니다. 또한 마지막 빌 요청은 다른 서버가 와서 처리해줬으며, 결제만 메인 서버가 와서 진행했어요. 식사 내내 한번도 음식이 맛있냐는 질문과 더 필요한거 없냐는 질문을 받지 않았습니다. 서비스도 너무 느렸고, 호출 (아이패드로 호출 하는 곳) 기능을 써도 오지 않아서 결국 팁을 안줬습니다. 그 중국 서버는 제 결제 화면을 보더니 팁이 없다면서, 팁을 주지 않을 것인가 재차 물었습니다. 저는 오늘은 팁을 주고 싶지 않다고 대답했고, 제 영수증을 구겨버리면서 자리를 떴습니다. 다시 카운터에 가서 영수증을 달라고 했습니다.
반면, 캐네디언 레스토랑에서 서버는 그 누구도 직접 청구서를 보지 않았습니다. 결제가 진행될 때는 고개를 돌리고 서 있었으며, 카드 결제 내역이 나올 때는 카드 단말기를 뒤로 돌려 흰 면이 보이게 들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종이가 다 인쇄 됐을 때는 반으로 접어서 저희에게 건네 줬어요. 팁을 얼마 줬는지 보지 않고, 자기의 서비스를 그대로 받아들인다는 뜻 같았습니다. 저는 보통 팁을 15% 주거나 아에 안주는 쪽이라서 이번 아시아 레스토랑에서의 팁문화 경험은 충격이었습니다.
카페 혹은 패스트푸드 점
예전에는 레스토랑에서만 팁이 필수 였으나 요즘은 팁플레이션으로 심심치 않게 카페나 패스트푸드 점에서도 팁 박스를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이것은 옵션일 뿐 필수는 아닌데요. 불편한 점은 패스트 푸드 점에서 카드 결제할 때, 바로 결제 장면으로 넘어갔으나 요즘은 팁 입력 화면부터 시작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카페에서 팁이 강요되는 분위기는 아니며, 개인카페아 단골카페에 갔을 경우 감사의 표시로 $1 달러 정도 내기도 합니다. 제가 팀홀튼에서 알바할 때는 단골할아버지께서 항상 70센트를 팁으로 주셨습니다. (거스름돈을 안 받음)
미용실
미용실 금액은 팁을 주기 좋게 정해져 있습니다. 가령 남자 컷은 $22~23불 선으로 잡혀있어서, 현금으로 $25를 주고 나옵니다. 가령 $15, $25로 된 경우는 $2불 ~ $5불 정도 지불합니다. 또는, 반올림해서 주기도 합니다. 여자 컷의 경우 금액이 워낙 천차 만별이라 $5~$10 정도 주는 것 같아요. 제 아내는 5불을 팁으로 줍니다. 카드로 지불 시에는 보통 10% 주시는데, 시술금액이 높을 경우 단일가로 $10불로 주셔도 무방합니다. 미용실 팁이 가장 눈치가 보였습니다. 마음에 들지 않아도 미용사가 처음부터 끝까지 서비스를 진행하는 과정이라 팁을 주지 않으면 마음이 불편하더라구요.
바 (Bar)
저는 캐나다 바를 홈스테이 시절에 처음 갔었습니다. 그때는 테이블에서 주문할 때 선결제를 하기 때문에 바로바로 금액에 팁을 포함해서 냈었습니다. 예를들어, 예거밤(에너지드링크와 예거마이스터를 섞어 만든 칵테일류)이 원샷에 $4불 이었는데, 항상 $5불을 내고 마셨습니다. 이렇게 샷 서비스가 아닌 테이블 서비스를 받는 경우 레스토랑과 마찬가지로 15%~18%의 팁을 내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합니다.
택시, 투어 가이드 및 배달 기사 등 기타 서비스 직
택시 탔다가 팁 안냈다가 정말 무서웠습니다. 캘거리 공항에서 다운타운까지 택시를 탔었는데, 미터기 없이 70불을 불렀습니다. 미터기로 했다면 훨씬 저렴했겠지만, 당연히 팁 포함 금액인줄 알았는데 목적지에 도착하니 팁을 요구했습니다. 저는 팁 포함 금액인줄 알고 탔다며 거절했습니다. 우버로 갔었다면 40불이면 족히 갔을 거리를 말도 안되게 비싸게 갔습니다. 차라리 우버를 타고 팁을 추가로 제공했다면 오히려 기분좋게 갔을텐데 말이죠.
투어기사님의 경우는 버스 앞쪽에 팁 통이 있는데, 보통 $5~$10불을 드립니다. 한인 가이드분은 보통 팁을 안받으십니다. 여행 금액이 애초에 현지 여행사보다 비싸기 때문입니다. 저는 한인 가이드 분께 팁을 드린적은 없어요. 외국 가이드는 받은 적이 없지만, 가이드 분들에게도 보통 기사님과 같이 팁을 드린다고 합니다.
배달의 경우 보통 어플에 팁을 넣을 수 있게 되어있고, $2 불 정도면 적당합니다. 거리에 따라 $5불까지도 지불하기도 하는데, 먼 거리는 잘 시킬일이 없으므로 그렇게까지 많이 지불한적은 없습니다.
이 외 기타 서비스 직군에서도 보통 팁 문화랑 비슷하게 적용됩니다. 하지만, 강요가 아니니 서비스가 마음에 드시지 않으셨다면 팁을 제공할 필요는 없습니다.
팁플레이션
요즘 미국에서는 팁을 30%까지도 요구한다고 합니다. 팁을 안주면 싸우기도 한다죠. 애초에 이런 일을 방지하기 위해 외식을 최대한 줄이려고 합니다. 이런 시기에 현명한 소비가 필요하다고 생각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