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류/업무 일기

캐나다 직장 생활 어쩌면 한국보다 더 한국 같은 곳

작업의신 2023. 1. 30. 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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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함박눈이 쏟기전에 집에서 불멍을 했다. 마침 한인마트에서 고구마를 사고 남은게 좀 있어서 은박지를 씌워 숯불에 좀 넣어뒀다. 생각해보니 이렇게 먹어본 적이 없어서 얼마나 넣어둬야 하는지 감이 없었다. 장작이 다 탈때 즈음 꺼내니 검고 딱딱하게 타버린 고구마가 나왔다.

이직 준비

캐나다 원전에서 일하면서 느낀 것은 정말 수직 문화라는 것이다. 한국에서 일하면서 느꼈던 압박이 그대로 전해졌다. 이제는 한국이 더 캐나다 스럽게 변했다고 하는게 맞을지도 모른다. 오히려 워라벨이 훨씬 더 잘 되고 있고, 공휴일수도 더 많아 가족과 보낼 수 있는 시간이 캐나다 보다 공식적으로는 더 많은 편이다. 내가 생각했던 곳이 아니었기에 슬금슬금 이직 준비를 하고 있었다.

내부 공고

나는 완전한 이직을 하기에 앞서 회사 내부 공고를 노렸다. HR 또는 CEO에게 문자 해 내부 채용 기회를 노렸던 것이다. 몇번의 인터뷰를 거쳐 레퍼런스 체크(같이 일하는 동료에게 태도나 퍼포먼스 체크 같은...)를 한다고 하는데, 나의 직속 상사에게 진행하겠다고 했다. 한국으로 치면 파트장에게 '제이(나의 영어이름)가 인사 이동 신청을 했는데, 일은 잘해?' 라고 하는 것과 다름 없다. 제발 그냥 동료에게 체크해달라 했지만 감행되었다.

파트장과 면담

일을 잘 하고 있는데 갑자기 상사에게 연락왔다. 보통이면 'Hi, How are you?'는 최소한 하는데, 전화를 받자마자 하는 말이, '너 포지션 떠나고 싶다고 이야기했니?'라고 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왜 이런 사항을 자기랑 먼저 상의하지 않고 HR에게 바로 말 했냐는 것이다. 그리고는 지금 이직하게 되면 영원히 원자력 발전소 분야에 발을 들여놓지 못하게 할 것이라는 반협박까지...

문제

뭐가 문제일까 생각해보니, 인사 시스템이 분명하지 않은 기존 회사도 문제고, 수직 문화도 정말 문제인 것 같다. 성과위주가 아닌 인맥위주의 문화도 큰 내부적 갈등을 일으키는데, 팀을 이끄는 리더가 나를 포함한 다른 크루들보다 경력이 제일 작다. 하지만 파트장과 같은 나라 출신에 먼저 채용됐다는 이점이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리더의 지시를 이해하지 못한다. 비효율 적인 접근이 많기 때문인데, 파트장이 엄청난 힘을 실어주기 때문에 대부분 의미없는 작업을 하곤한다.

회사 폰

얼마전 회사에서 휴대폰이 나왔다. 보안문제로 일반 컴퓨터나 휴대폰에서는 이메일 계정에 접근이 안되기 때문에 회사에서 휴대폰을 제공했다. 보만 문제만 있다면 좋으나, 우리 리더는 팀원들의 일정을 살피지 않는 큰 단점이 있다. 탄력근무제로 어떤 사람은 7시~ 3:30분 퇴근, 어떤 사람은 9시 출근 5:30분 퇴근 하는 사람들이 수두룩한데, 항상 그런것을 고려하지 않고 미팅을 잡는다. 이번주 금요일에 퇴근 후 30분이 지난 뒤 회사폰으로 연락이 왔다.

'나 퇴근했는데?'

'아 맞네, 미안. 하지만 너가 해줄것은....'

캐나다에서 일하고 있는 게 맞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든다.

내 파트장 이름은 포아드 (Fouad)

내 파트장 이름은 포아드이다. 이직 사건 이후 사이가 소원해져 말도 잘 안하고 인사도 잘 안한다. 그러다 점심시간에 팀원들과 밥을 먹고 있는데 전화가 온것이다. 

Likely Fraud

난 순간 상사에게 연락온 줄 알고 이야기 하다 말고 팀원들에게.

'어 잠깐만. 포아드가 전화왔어'

라고 말하면서 전화를 받았다. 그리고는 말했다.

'어? 이상한거 같애. 포아드가 기계음으로 말하는데?'

사람들에게 전화번호를 보여주자 사람들은 폭소했다.

'그거 프라드(Fraud - 스캠) 잖아 ㅋㅋㅋㅋ'

 

나도 모르게 어지간히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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