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류/업무 일기

캐나다 원자력 발전소 일상 (1) - 첫 임무, 40년된 시설 재정비 프로젝트, 예열을 없애고 시퍼용

작업의신 2022. 2. 23.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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짤리기 전까지 써내려갈 나의 업무일기

1) 첫 투입

드디어 현업에 투입되었습니다. 사실 첫 업무는 시설 투어였습니다. 

멀치감치 떨어진 곳에 작은 샵 하나를 만들고 있는데, 원자력 발전소 내에서 작업할 것을 미리 연습하는 공간입니다. 좀 놀랐는데, (원래 조선소 출신이라) 그냥 휘어지면 현장에서 펴면되고, 치수가 안맞으면 자르거나 버터링 용접으로 조절하면되고, 단차가 나면 덧대거나 깍으면 된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실제 발전소 들어가기전에 똑같은 구조물을 가지고 미리 연습하여, 최상의 숙련공을 만들어 투입시킵니다. 1st try complete을 추구합니다. 제한된 작업시간과 인원, 그리고 두꺼운 방호복으로 작업환경이 매우 험하기 때문에 작업자에게 충분히 숙련시킨후 작업이 들어가는 셈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중요한 점은 현장 용접 최소화입니다. 이것은 오일가스 분야도 똑같아서 별로 놀랍지 않았지만, 그래도 심하게 최소화 해야한다는 점입니다. 가능한 모든 구조물은 밖에서 만들어서 안에서는 설치만 하면 될 수 있도록 하는게 궁극적인 목표입니다. 

2) 필드 엔지니어

필드엔지니어가 뭐하는지 몰랐는데, 위 내용을 숙지하고 나니 깨달았습니다. 어떤 일을 시작해야할지....

회사에 와서 제일 많이 들은 말이, "트레이닝 받다가 지루하면 도면 리뷰해" 였어요. '아니 뭘 알아야 리뷰하지'라고 생각했는데, 도면을 보고 구조물을 생각하며 실제 용접을 해도 문제가 없을까?를 찾아내라는 거였어요.

호기롭게 하나 발견해서.

"Hey! 여기 위에서 접근가능한데, 왜 굳이 어려운 오버헤드 용접해? 그냥 아래보기 용접하면 되는데?"

(ㅋㅋㅋ 어떠냐 나의 리뷰가?)

"그거 걔네들이 오버헤드가 더 편하데." 

"응...ㅇㅋ"

3) 예열 좀 없애줘

T 형상으로 붙는 부분에 모재두께가 두꺼워 예열을 해야해요. 용접 엔지니어는 무조건 코드에 따라 예열하라고 합니다. 그럼 이것은 필드 엔지니어에게 옵니다. 필드 엔지니어는 디자인 엔지니어와 미팅을 엽니다. 디자인 엔지니어는 시니어 디자인 엔지니어를 불러 미팅이 진행됩니다.

방안은 용접 부위를 얇게 만드는 것입니다. 따로 얇은 재료에 예열없이 용접하고 두꺼운 모재에 끼워넣는 전략입니다. 이렇게 하면 예열은 피할 수 있지만, 기계가공과 공정시수가 늘어납니다. 하지만 발전소 안에서 예열하는 것보다는 훨씬 안전하기 때문에 이런것을 선호합니다. 이렇게 옵션 3가지가 나왔지만.....

 

지리는 최종 후보는 두꺼운 모재를 가로로 노치를 내어 마치 윗 부분이 얇은 모재로 취급되도록 만들어버립니다. 지금은 응력 분석중이고 응력 분석이 통과되면 이 안으로 선정될 것 같네요. 많이 배우고 있어요.

근데 흔히 캐나다의 업무 방식보다 너무 빠르게 진행되어서, 다시 한국에서 일하는건가 싶은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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