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류/업무 일기

캐나다 야간근무 장단점 (개인적인 생각)

작업의신 2023. 6. 11.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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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야간근무 장단점


나는 캐나다까지 와서 이렇게 야간근무를 해야하냐는 생각에 상당히 부정적인 생각이 많았다. 이런 생각은 원래 야간으로 일하기로 했던 동료가 ‘도저히 못 하겠다’고 선언하면서 더욱 부정적으로 뇌리에 박혔다. 그런데, 준비하고 있던 윤리 시험일이 다가오자 오히려 좋은 기회라는 생각이 들어서 나름 흔쾌히(?) 야간 근무를 수락했다.


단점

단점은 당연히 몸이 힘들다는 것이다. 야간을 하다 낮 활동으로 스위칭 하기는 여간 힘든일이 아니었다. 또한, 예민한 성격이라 잠을 자는 동안 귀마개를 하고 자는데, 아이들이 시끄럽진 않을까 조마조마해 하는 아내의 심리도 힘들게 만든다. 똑같은 휴일을 보내더라도, 낮에 정상적인 활동을 할 수 없어 휴일이 휴일 같지 않고, 휴일이 끝나고 다시 야간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근무 또한 몸이 힘들다.


장점

그런데 나쁘지 않을 것 같다고 생각을 바꾼 뒤, 어떻게 하면 효율적인 생활을 가질 수 있을지에 대해 생각했다. 생각해보면 장점이 한두가지가 아니었다.

1) 아내가 차량을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
원래라면 내가 일하는 낮 동안 이동수단이 없어서 아이들을 등원시킬 때, 편도 20분을 걸어 등원 시켰다. 비가 오면 비를 맞으면서 말이다. 하지만, 낮에 차량이 생겨 단 2분만에 등원을 시킨다. 장롱 면허였는데, 운전 실력도 늘고 있으니 더 좋아졌다.

2) 업무의 효율성
언젠가 업무 강도에 대해 적은 것 같은데, 낮에 일하게 되면 할 일이 없어도 일하는 척을 해야한다. 안타까운 점은 자잘한 일이 많다는 것이다. 12시간 내내 쉬지 않고 일하는 일상이 어느새 적응되어 있었는데, 야간엔 2시간만 집중하면 일이 끝났다. 나머지는 이렇게 블로그를 쓰고 책을 읽고 자기계발을 할 수 있으니, 10시간의 시간을 오히려 번 셈이다. 게다가, 야간엔 야간 프리미엄으로 시급의 10% 정도 더 받는다.

3) 업무의 전문화
낮에 일하게 되면 정말 하는 일이 없다. 상사가 발표할 자료를 준비해 준다던가, 프린터를 해준다던가, 메모를 써준다던가 하는 소위 ’시다‘업무가 태반이다. 그러나, 야간엔 내가 결정권자가 된다. 처음엔 너무나 부담스럽고 문제가 생기면 어쩌나 떨렸다. 하지만, 디자이너의 의견이 필요한 것을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답이 도면과 코드에 다 있었다. 넘쳐흐르는 시간동안 도면과 코드를 정독하니 공부가 되고, 직접 결정을 내리니 업무 만족도가 올라갔다.
낮에 일하면서 가졌던
[상사에게 질문 - 답을 얻다 - 이메일 답장하기] 에서,
[스스로 질문 이해 - 답을 모색 - 이메일 답장하기]로 바뀐 셈이다.

자고 일어나니 보스가 갑분 칭찬... 당환한 나



4) 아이들과의 시간
아이러니 하게도 아이들과의 시간도 야간 근무를 하면 더 많이 가진다. 데이쉬프트는 오전 6시 시작 ~ 오후 6시 종료인데, 아이들과 볼 수 있는 시간이 3시간 남짓이다. 그것도 이미 진 빠진 아이들이라 티비만 본다. 씻고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면 더 짧다. 하지만, 야간은 내가 일어난 시간부터 팔팔한 아이들과 지낼 수 있다. 일어나는 순간부터 엄청난 수다로 아빠를 반겨준다. 말할 틈도 없어 귀찮기도 하지만 귀한 순간이다.



항상 힘들다고 불만만 가지고 사니까, 정말 몸이 힘들고, 모든게 하기 싫었다. 하지만, 긍정마인드를 가지려고 하니 야간보다 좋은 게 없는 것 같다.
이 시간을 잘 활용해서 뭔가 생산적인 (개인적인) 일을 추진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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